Book story

나에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JWonder 2010. 1. 23. 11:58

제목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저자 : 기욤 뮈소
옮긴이 : 전미연
출판사 : 밝은세상
초판 1쇄 발행 :  2007. 4. 6
332P
2010. 1. 12(화) 학교 도서관 대출
2010. 1. 22(금) 완독

나에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것도 10번이라는 기회가. 많은 사람들은 시간 여행의 기회를 꿈꾸오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뒤집는다는지, 로또 번호를 외워가 대박을 치던지,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른 이야기를 꾸며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기욤 뮈소는 책에서 30년 전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주인공 엘리엇이 시간 여행을 경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려내고 있다. 기욤 뮈소는 말 그대로 글을 쓰기보다는 그려내고있다. 정말 세심하고 유려한 글은 옮긴이의 말에서도 그랬듯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작가가 일부러 영화화되길 기대하고 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욤 뮈소>

대개 시간 여행의 기회가 온다면 주인공처럼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바로잡고자 할 것이다. 일생을 괴롭히던 잘못. 엘리엇은 자신의 평생의 연인이자 30년을 그리워한 일리나를 보기 위해 시간여행을 감행한다. 30년 전 서른 살이던 엘리엇과 예순 살인 엘리엇의 만남. 이 만남으로 그들 자신과 그 주위의 운명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이른 바 '나비효과'라는 것으로 엘리엇 간의 만남은 지극히 짧았지만 그 영향은 30년 후까지 미치고 있었다.

예순 살의 엘리엇은 결국 서른 살의 엘리엇에게 일리나가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알려주고 만다. 일리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예순 살의 엘리엇이나 서른 살의 엘리엇 모두의 마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하지만 예순 살의 엘리엇은 서른 살의 엘리엇에게 협박과도 같은 부탁을 한다. 바로 일리나와 결혼을 하면 안된다는 것. 젊은 엘리엇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만, 예순 살의 엘리엇도 완강하다. 그 이유는 바로 엘리엇의 딸인 앤지. 그녀는 일리나가 아닌 다른 여자와의 아이로 예순 살이 된 지금 그가 살아가는 이유인 것이다. 만일 일리나와 결혼해 버린다면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시간여행의 무서움이 숨겨져있다. 과거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를 모른다. 엘리엇은 시간 여행을 후회하기까지 한다.

결국 일리나는 살리게 되지만 일리나는 물론 가장 친한 친구 매트마저 잃게 된 엘리엇. 그 이후에는 시간의 순리대로 살아가며 앤지를 만나고 암에 걸려 죽게된다. 그는 죽기 전 왜 그가 일리나와 매트를 떠났는지 그 이유를 적은 노트를 매트에게 남긴다.  그 후 매트는 자신들의 뒤틀어진 인생을 바로잡기 위해 한 알 남은 알약을 먹고 과거로 향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30년의 세월따위는 전혀 중요하지않다.일리나에게 보여주는 무한한 사랑과 감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를 위해서 이토록 희생할 수 있을까?

적절한 SF적 요소와 멜로가 잘 혼합되어 보는 내내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냥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게 하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사랑이라는 것은 당사자들 마음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복잡하게 얽키고 꼬인 실타래처럼 복잡하다. 이 책에서처럼 실타래를 푸는데는 30년이라는 세월이 걸릴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친숙하고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깔끔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