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써로게이트(Surrogates, 2009)

JWonder 2009. 12. 28. 23:12



제목 : 써로게이트
감독 : 조나단 모스토우
출연 : 브루스 윌리스( 그리어요원 役), 라다 미첼(피터스요원 役), 로잘먼드 파이크(매기 그리어 役)
일시 : 2009. 12. 27(일)
장소 : 내 방

눈이 대차게 내리고, 도서관 출정을 포기한 나는 집에서 할 일이 없었다. 토렌트를 뒤적이던 중 <써로게이트>를 발견하여 영화관에서 볼까말까 고민했던 것이 생각나 냉큼 받았다.




영화의 도입 부분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처음엔 14년 전으로 올라가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첫 장면부터 약간은 괴기스러우면서 무서운 로봇 팔의 등장이다.


모든 과학기술이 그러하듯이 이 로봇의 기술 또한 전쟁 분야에 도입 되고 있다. 즉 '써로게이트'의 대중화가 임박할 정도의 기술력의 발전을 보여준다. 신이 인간을 창조 하였듯이 인간은 로봇, 즉 '써로게이트'를 창조해 내면서 늘 젊고 아름다우며 건강한 즉 이상적인 육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반발하여 소수의 인간들은 '써로게이트'를 기계의 침략으로 규정하고 그들만의 구역을 설정해 '써로게이트'금지구역으로 정하고 모든 기계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의문에 쌓인 남자의 죽음


그러나 남자는 인간이 아닌 '써로게이트'였던 것이다. 이 '써로게이트'를 수사하는 FBI요원은 정말 20년은 젊어보이는 브루스 윌리스(!!!) 완전 꽃중년이로다. 저 숱 많은 머릿결과 주름하나 없는 피부. 자연스럽게 뒷통수에서 칩을 뽑아내는 브루스. 이미 인간사회에서 '써로게이트'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이 '써로게이트'는 '써로게이트'의 창시자인 VSI의 설립자의 아들이 접속해있던 로봇이었고, 이 아들마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위화감이 드는 이들은 모두 '써로게이트'들이다. 인간 대신에 행동하는 이 기계들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활보하고, 지하철에 앉아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끊임없이 보기 거북하고 거부감이 느껴지는 로봇들을 계속 보여주면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문하도록 만든다. 주름 하나 없는 얼굴들과 표정들. 쓸데없는 동작이 없는 '써로게이트'들은 무서움마저 들게 만든다.


문득 <써로게이트>의 원작이 궁금해졌다. <써로게이트>는 그래픽 노블 사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였다. 로버트 벤디티의 이 작품은 2005~2006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주인공인 그리어 마저 '써로게이트'를 이용해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 갑자기 젊어진 이유가 있었다. 이 로봇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주문제작할 수 있으니까. 심지어 팔다리가 잘려나가도 다른 것으로 바꾸면 그만이니까. '써로게이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곳에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마치 현재 우리가 핸드폰을 아무곳에서나 충전할 수 있는 것처럼.


그리어는 '써로게이트' 안에서의 생활에 모순과 갑갑함을 느끼지만 부인 마저 현실의 삶 보다는 '써로게이트'로서의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써로게이트'를 통해 젊고 아름다우며 안전한 삶을 택하라는 광고. 인간적인 감정은 남아있지 않은 체 차갑고 오한이 들 듯한 '써로게이트'광고가 불편한 자극을 더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써로게이트'에 절대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전쟁마저도 '써로게이트' 덕분에 누워서 게임하듯이 진행된다.


하지만 '써로게이트'는 중앙 통제실에 통제가 가능하다. 어떤 '써로게이트'라도 불구하고. 이 얼마나 무서운가. 누군가 내가 하는 행동을 모두 감시하고 있으며, 나를 통제할 권리를 합법적으로 발부 받는다는 것이.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개인의 사생활은 점점 그 만의 영역을 잃어가고 있으며, 종국에는 이처럼 모든 사생활은 감시 당할지도 모른다.


마치 EMP충격파 처럼 보이는 무기를 소지한 범인. 그를 잡기위해 그리어는 '써로게이트' 출입금지 지역을 잠입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써로게이트'도 잃고 직무정지도 당했으며, 총과 경찰배지는 압수당했다. 브루스는 젊으나 늙으나 과거에나 미래에나 인간이거나 로봇이거나 언제나 직무정지를 당하며, 총과 배지는 뺏기는 거냐. <다이하드>가 겹치는 것이 여실히 보이는 장면이었다.

간만에 진짜 자신의 몸으로 거리를 나왔지만 도저히 적응을 할 수가 없다. 무심한 듯 어깨를 치고 가는 로봇들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어는 새 '써로게이트'를 찾지 않는다. 자신의 진짜 몸으로 '써로게이트'금지구역에 들어가 범인을 잡으려 하지만 범인은 이미 죽고, 무기도 사라진 상태. 로봇 반대 혁명 세력의 지도자 프로펫에게 다가가지만 두들겨 맞고 내쫓긴다.(간만에 진짜 몸으로 맞으니 정말 아파보인다. 그렇다 이제부터는 정말 브루스 윌리스 식의 액션이 펼쳐지는 것이다.)


무기가 VSI의 극비 프로젝트의 일환인 것임을 알고 있던 군. 하지만 이 무기가 프로펫에게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병력을 투입해 되찾으려고 하지만 이미 무기는 떠났고 혁명 지도자인 프로펫이 '써로게이트'였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만다.

점점 사실에 접근하는 그리어요원. 그는 VSI가 프로펫을 지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러나 동료였던 피터스요원 '써로게이트' 안에 다른 이가 들어가 무기를 가지고 도주하여 중앙통제실에서 시스템을 장악한다.

바로 무기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써로게이트'와 그 안에 있는 인간을 죽이기 위한 것. 과연 저 무기의 출력(?)이 그렇게 셀지는 의심스러우나 컴퓨터를 통해 통제하는 것이니 그러려니 하고 보았다. 여 주인공 격인 그녀가 갑자기 허무하게 죽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스토리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선 필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범인은 바로 '써로게이트'의 창조주인 켄터박사. 그는 자신이 만든 '써로게이트'가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쓰이는 것에 대해 깊은 후회와 잘못을 느끼고 있으며, 아들의 죽음을 통해 '써로게이트'를 없앨 결심을 굳힌 것이다. 장애인을 생각해서 '써로게이트'를 만들 정도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넘쳤던 박사가 수천만 아니 수억명의 생명을 죽이겠다는 논리는 그리 설득적이지 않는다. 자신이 뒤튼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생각이라고 하기엔 그 광기가 너무도 짙다. 아들을 잃은 노인이 정신이 이상해지며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간발의 차로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으나, '써로게이트'를 구하는 대는 주저하는 그리어. 취소하면 모든 '써로게이트'들은 폭발하고 만단다. 결국 무책임(?)하게 NO를 눌러버리는 주인공.


모든 '써로게이트'들은 일순간 그 움직임을 멈춰버리고 만다. 이제는 로봇들이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린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일에도 담담하게 거리를 걷는 브루스. 그래 당신은 이런 역할이 천성이야.

사람들은 좀비들 마냥 어슬렁 어슬렁 자신의 집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들이 과연 자신들의 두 다리로 자신의 집 앞 길을 걸어본 지 얼마나 됐을 것인가. 그리어는 자신의 아내, 로봇이 아닌 진짜 아내를 다시 발견하게 되고 둘은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앞으로 진실된 인간으로서 삶을 살 것을 암시한다.

'써로게이트'의 중앙 통제가 마비되고 뉴스의 아나운서는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겠지요." 라는 약간 오그라드는 멘트를 날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과연 그가 옳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써로게이트'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안주하지 못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은 진정 '써로게이트'안에서 행복하고 진짜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진 않았을까? 가령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써로게이트'를 잃음으로서 또 다시 장애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힘겹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또 여태까지 사회를 지탱해왔던 '써로게이트'가 한 번에 무너지면서 생길 사회적 공황은 어찌 감당할 것인가? 대규모 전쟁이나 시위,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주인공이 인간 본래의 삶을 되찾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뒷 이야기들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는 터미네이터3, 핸콕 등을 만든 감독이다. 터미네이터3라.....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작품에 비해 이 영화는 상당히 잘 짜여진 미래 환경의 틀과 이야기, 액션을 잘 버무린 SF영화라 할 수 있겠다. 스토리를 뒷받침 해주고 관객들의 머릿 속에 떠오를 궁금중을 해결해줄 열쇠가 부족하긴 했지만 좋은 소재와 실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시나리오로 꽤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써로게이트는 대리, 대리인이란 뜻이다.
언젠가 미래에서는 정말 로봇이 우리의 일상을 대신해 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봇은 인간이 아니다.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나의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