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입고, 그것을 극복하며 나아간다.<키친>

JWonder 2010. 1. 9. 10:27


제목 : 키친
저자 : 요시모토 바나나
번역 : 김난주
출판사 : 민음사
초판 1쇄 발행 : 1999년 2월 6일
199P
2009. 12. 29(화) 정독도서관 대출
2010. 1. 7(목) 완독

요시모토 바나나의 데뷔작 <키친>. 이 책 또한 익히 들어서 제목과 저자 정도는 알고있었지만 별 뜻이 없어 읽지 않았던 책 중 하나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깔끔한 문장과 감정표현이 좋았다. '키친'과 '만월', '달빛 그림자' 이렇게 세 개의 단편을 묶어 펼쳐낸 책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세 편의 작품에 똑같이 흐르고 있었다.

1964년 생의 요시모토 바나나는 '키친'을 88년에 출판함으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이별과 그 이별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허황되지 않게 그려나가고 아픔을 겪는 주인공의 심정을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요시모토 바나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로 상처를 받는다. 잔상처부터 치유할 수 없을 것만 같은 큰 상처까지. 그 중에서도 요시모토 바나나는 '죽음'이라는 깊고 절망적인 상처를 안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키친'에서의 미카케는 할머니를 잃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그녀는 깊은 신음에 빠지지만 유이치와 에리코라는 인물이 그녀를 보듬어주면서 차츰 상처는 아물어간다. 하지만 '만월'에서 나타난 또 다시 찾아온 에리코의 죽음. 미카케와 유이치는 한동안 죽음의 상처에 어쩔 줄 몰라 방황하지만 역시나 둘 모두 서로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되어준다.

'달빛 그림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츠키'와 '히라기'라는 주인공들은 애인과 형의 죽음에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츠키'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상처에 고통받지만 '우라라'라는 다소 신비하고 환타지적인 인물의 등장으로 죽은 이를 떠나 보내고 상처에 '새 살'을 돋울 수 있게 된다.

옮긴이는 치유를 '상처 깁기'라고 표현하였다. 크던 작던 생기는 상처는 결국 상처 깁기라는 행동을 통해 아물어 간다는 것이다. 상처를 깁는 방식은 제각기 다를 지 모르지만 그 결과는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그 상처가 아물어가면서  행복하다는 것이 요시모토 바나나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사소한 의문은 어떻게 이렇게 감정을 잘 표현해내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일본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다 그런건지, 작가가 치밀하게 구성한 덕분인지 잘 모르겠다. 이런류의 책을 읽다보면 내 자신이 약간 감정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