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JWonder 2010. 2. 12. 20:22

제목 : 500일의 썸머
감독 : 마크 웹
주연 : 조셉 고든-레빗(톰 役), 주이 데샤넬(썸머 役)
일시 : 2010. 2. 12(금)


남자들은 모른다

그래서 그런걸까. 개인적으로 썸머에 대해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른 분들이 쓴 리뷰를 보니 썸머의 감정에 대해 많은 공감을 느꼈다는 분들이 있었다. 내가 이런 사랑을 해보지 않아서 그런걸까? 한순간에 태도를 바꿔버리는 그녀에 대해 별 감흥도 없었고 그닥 공감을 느끼고 싶지도 않았다.


많은 이들이 원한다. 운명적인 사람이 내게 찾아오기를. 실제로 주인공인 톰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단 한명의 운명적 여인을 만나게되고 당연하게도 사랑에 빠져버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녀도 진지한 관계는 싫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사랑. 누가 보기에도 예쁘고 행복해보인다. 매력적인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는 둘 만의 데이트를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500일의 썸머>에서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다. 한 커플의 커플사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처음과 후반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어 감정의 변화와 사랑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보는 관객들은 어째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궁금해하면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된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만화스럽게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장면들은 영화보다는 차라리 만화에 나올법한 장면들이다. 톰이 혼자 영화관에서 조는 사이 꾸는 영화 꿈이 그렇고 배경이 스케치로 바뀌는 장면도 그렇다. 감독인 마크 웹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이란다. 역시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독특한 감각이 영화에 녹아들어있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진 톰이 거리에서 뮤지컬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장면 또한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에는 무엇이든지 즐겁고 활기차게 보이는 법이다.





이 커플의 행복했던 시절은 그리 길지 않다. 썸머는 점점 톰을 피하게 되고 둘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한다. 썸머 자신은 운명적인 사랑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도 싫어한다. 그녀를 너무 사랑하기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톰에게서 멀어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결국 그녀는 떠난다. 괜찮았던 건 헤어지는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관객들이 그들 나름대로 상상하거나 자신들의 경험에 끼워맞추어 생각하도록 배려한 감독의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그렇게 휑하니 떠나고, 다시 만나 친구로서 파티에서 만나지만 이마저도 둘의 관계를 되돌려 놓을 수는 없다. 톰은 썸머를 잃은 슬픔으로 직장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모든 의욕을 잃기 시작한다. 영화는 깜짝 반전을 준비해 놓는데 다른 로맨틱 코메디에서처럼 이 둘이 다시 결합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억지로 집어넣은 느낌이랄까. 하여간 자연스럽다고 느끼진 않았다.

톰 역시 그녀를 보내고 서서히 회복되어간다. 자신이 진정 꿈꾸는 일을 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여러 회사에 면접을 보러다닌다. 그러다 그곳에서 톰은 또다시 '1일'을 맞이하게 된다.

이름이 아까운(?)영화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영화의 이름을 참 잘만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건 내용이 제목만큼 따라오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기존의 식상한 로맨틱 코메디의 형식에서는 탈피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극적으로 흐르고, 급격하게 바뀌어 보는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쉽지않다. 갑자기 바뀌는 썸머의 태도가 결코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랑은 머리로 이해하는것이 아니니 넘어가자.

한 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여주인공과 샤프하면서도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남자주인공의 캐스팅은 정말 잘 이루어진 것 같다. 톰의 깔끔한 복장이 영화 내내 내 눈에 들어왔다. OST또한 훌륭하다. 장면에 알맞은 좋은 음악이 들어감으로써 영화의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 느낌이었다.

이 영화는 솔로나 커플 모두가 보기에 괜찮은 영화다. 솔로는 솔로대로 커플은 커플대로 생각할 점을 던져준다. 다만 권태기에 빠진 커플들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 가볍게 보되 여타 다른 로맨틱 코메디처럼 마지막에 사랑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은 기대하지 말 것.








나의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