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Review]시크릿 (Secret, 2009)

JWonder 2010. 2. 26. 21:15

제목 : 시크릿
감독 : 윤재구
주연 : 차승원(성열 役), 송윤아(지연 役), 류승룡(재칼 役)
일시 : 2010. 2. 25(목)

스릴러 범람의 시대. 웰메이드 스릴러인가

최근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스릴러 영화가 넘쳐 흐르고있다. 다양한 종류의 스릴러들이 나오고 또 그 스릴러들이 반전이라는 충격요법을 가하면서 관객들에게 강한 느낌을 주려고한다. 하지만 그 만큼 관객들의 수준 또한 높아지는 법. 이제 관객들은 영화 중간에 이미 낌새를 채기 일쑤고 왠만한 반전으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시크릿은 그런대로 반전이 있는 스릴러물이다. 하지만 충격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한마디로 말하면 없어도 될 반전이다. 반전 뒤에 나오는 반전이 특히 그렇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뜬금없는 마지막 반전이 나온다. 스토리를 뒤엎는 엄청난 반전도 아니고 관객을 경악시키는 그러한 반전도 아니다.

영화는 반전을 위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반전을 위해 재구성되어 있는 듯 하다.



등장인물들이 품은 비밀들

시크릿에 나오는 등장인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밀을 안고 있다. 성열(차승원)이 갖고있는 아이에 대한 비밀과 송윤아가 살해당한 사람을 만난 비밀, 재칼이 동생의 복수를 하려는 이유등이 그것이다. 이 비밀들이 한 데 어우러져 이야기를 복잡하게 엮어나간다.

아쉬운건 이들이 갖고있는 이 비밀들이 그다지 놀랍지도 않고, 이 비밀들을 알고싶다는 욕구가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건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 보는 사람이 따라가기가 힘들정도다. 서서히 주인공들의 비밀을 짜맞춰지지만 차승원만큼 놀라지는 않는다. 그냥 보면서 '아 그렇구나'하는 느낌이 든 정도였다.



품격 높은 연기력

배우 차승원은 아내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과 조직 폭력배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이를 헤쳐나가는 형사의 모습을 잘 연기해냈다.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쓰는 모습은 그 감정이 잘 묻어난다. 비밀을 품고 있으면서 고뇌하는 표정을 잘 지은 송윤아도 칭찬할 만 하다.

재칼이 연기한 조폭이 실제로 저런지는 몰라도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에 불편함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차승원은 이제 모델보다도 연기자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코믹이면 코믹, 스릴러면 스릴러, 역할에 맞추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줄 아는 배우다. 다만 대사가 약간 잘 안들린다고 할까.

하지만 의문이 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삐에로. 그는 과연 무엇을 원하기에 그렇게 형사의 목을 조르는 것인가. 겨우 3천만원을 받아내려고? 아니면 그 자신의 말대로 아내를 원해서? 대체 왜 이 인물이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겨우 생각해보면 그는 반전을 위해 억지로 들어간 인물인 듯 싶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서. 셔터를 누를 사람이 필요할테니까말이다.

<세븐데이즈>를 꿈꾼다고?



영화 <세븐데이즈>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 사전정보없이 봤는데 김윤진의 그 실감나는 연기와 톡 쏘는듯한 반전이 어우러져 꽤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아마 윤재구감독은 <세븐데이즈>의 기운을 이어가고 싶었나보다.

이야기 구성도 비슷하다. 형사(변호사)가 범인의 협박을 받으면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것이며, 뒤에 숨겨진 반전이 있다는 것. 하지만 그 속내는 전혀 다르다. <세븐데이즈>는 모성애를 다루면서 애를 찾고자하는 어머니의 절박함 속에 반전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크릿>은 어떤가. 뜬금없는 반전이 나올뿐이다. 이야기가 한 곳에 모아지지 않는 느낌이 영화를 보는내내 나를 감쌌다.

대한민국, 웰메이드 스릴러를 만들자

짜맞춘 반전은 집어치우고 어이없는 설정을 제껴두자. 자연스럽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그런 스릴러를 만들자. 물론 이런 스릴러를 만드는게 결코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이미 관객의 눈은 높아져버렸다. 해외의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스릴러의 달인들이 된 것이다.

이런 달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식스센스>와 같이 충격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한국에 있는 젊은 시나리오 작가들과 감독들이 힘찬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시크릿>도 그 도전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들이 밑거름이 되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웰메이드 스릴러가 탄생할 것이다.












나의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