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히가시노 게이고의 훈훈한 추리물 <숙명>

JWonder 2010. 7. 9. 09:25

제목 : 숙명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번역 : 구혜영
출판사 : 창해
초판 1쇄 발행 : 2007. 5. 29
2010. 7. 2(금) 완독



인생의 숙명을 만나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다. 학창시절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업는 놈.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공부도 운동도 인기도 더 많은 라이벌쯤은 한 명씩 가지고 있다. 책의 주인공인 유사쿠도 마찬가지다. 아키히코라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나 초등학교부터 대학 진학까지 부딪혔다.

집안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하는 의대를 포기하고 경찰에 지원한 유사쿠. 하지만 아키히코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의대에 진학하고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와 결혼한다.

이제 이 사건은 공적인 문제가 아니라 유사쿠와 아키히코의 숙명적 끈을 매듭짓기 위한 유사쿠의 집념으로 발전해간다.

추리와 과학의 치명적인 만남

히가시노 게이고는 공대생이라 그런지 유달리 의학쪽에 관심이 많다. <변신>에서도 그렇고 <탐정 갈릴레오>에서도 마찬가지다. 의학 뿐 만 아니라 과학적 장치를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뇌를 통해 인간을 조종하려는 시도와 이에 충격을 받은 아키히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키사코. 숙명의 굴레에서 발버둥치는 유사쿠.

하지만 책은 참으로 훈훈하게 끝난다. 드러나는 사실과 흥미있는 반전을 통해 유사쿠와 아키히코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악의>나 <용의자 X의 헌신>처럼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쉽게쉽게 읽어갈 수 있었다. 뒤에 기다리고 있는 반전은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해 주었다. 다만 중간중간의 전개과정이나 범행관계가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범행을 저질러야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