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한국의 동키호테를 만나다 <황제를 위하여>

JWonder 2010. 7. 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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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황제를 위하여 1, 2
저자 : 이문열
출판사 : 민음사
초판 1쇄 발행 : 2001. 9. 5
561P
2010. 7. 13(화) 학교도서관 대출
2010. 7. 22(목) 완독



황제와의 조우

한국의 동키호테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황제가 동키호테와 비슷하여 쓴 문구다. 하지만 <황제를 위하여>도 <동키호테>처럼 흥미진진하고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이문열씨의 작품이라곤 <삼국지>와 <초한지>밖에 읽어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이문열 작품을 영화화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도 굉장히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책의 앞부분은 독서에 집중을 못해 그 진도가 더뎠다. 하지만 황제에 관한 탄생신화가 나오면서부터 나는 이 이야기에 급속히 빨려들어갔다.
누구나 자신의 자식은 고귀한 운명을 짊어지고 큰 인물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황제의 아버지는 그것이 좀 심했던 것 같다. 자신의 아들이 황제가 될 운명임을 굳게 믿고 온갖 부양을 다한다. 마을 사람들에게도 이 분위기가 전염되고 나중에는 아들 자신마저 자신이 황제가 될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작가는 자칫 허무맹랑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를 정감록과 황제 주변인물들의 진지함으로 보는 사람마저 '정말 황제가 될 운명인가'하고 생각하게끔 한다.

우스꽝스러운, 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한

황제의 행적을 따라가는 것은 정말 즐거웠다. 자신이 황제임을 굳게 믿은 후 마을 사람들을 부하로 삼고 자신의 나라를 세워가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문열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한 것은 바로 정감록의 예언과 시대상황이 정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황제가 파왜관에서 왜적을 물리칠 때도 그랬고, 3.1 운동이 일어날 때도 그랬으며, 6.25전쟁이 일어날 때도 그랬다. 비록 황제를 폄하하는 무리가 늘 황제의 업적을 깍아내리려 하지만 황제가 보는 세상은 자뭇 날카로운데가 있었다.

황제는 비록 그 뜻은 놀랄만큼 우스꽝스럽고 허무하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마음, 누구보다 깨끗한 마음씨로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맞아들인다. 김광국이 한 말도 참으로 일리가 있다. 누구보다 깨끗한 사람이라고.

이문열과 황제

이문열씨가 정치색을 띄고 있다는 걸 안다. 책에서도 정치적 색깔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굳이 그걸 따지거나 파헤치고 싶지 않다. 이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정치색이 입혀져야 하는것에 수긍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문열씨의 놀라운 글솜씨나 치밀한 조사, 흥미진진한 구성 등은 날 사로잡았다. 정감록의 예언과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큼직한 일들은 보는 내내 신기했다.

지금 이 시대에는 황제같은 사람이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황제일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황제가 말이다. 언젠가 황제같은 이가 다시 나타나 이 나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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