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이식한 뇌가 당신을 지배한다.<변신>

JWonder 2010. 1. 27. 13:13

제목 : 변신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번역 : 이선희
출판사 : 창해
초판 1쇄 발행 : 2005. 1.
450P
2010. 1. 15(금) 학교 도서관 대출
2010. 1. 26(화) 완독

기적적으로 살아난 주인공

평소 매우 소심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줄도 모르며, 늘 시키는 대로 주위 분위기대로 흘러가는 주인공. 그는 어떨결에 끔찍한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남자는 기적적으로 다른 이의 뇌를 이식받고 살아난다. 그는 전 세계의 관심 대상이 되었고, 그를 수술한 도와대학은 매스컴의 주목을 받게되었다. 수술을 받은 남자는 모든 재활훈련을 끝내고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한다.

과연 그는 누구인가?

하지만 그에게 변화가 생긴다. 여태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주근깨가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회사에 나가보니 온통 부조리와 무능력 뿐. 동료들은 그저 대충대충 일을 넘어가려고만 하고 그는 왜인지 그런 환경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고, 동료들을 경멸한다. 뿐 만 아니라 점점 더 포악해지는 것을 숨길 수 없게 되고, 여자친구와도 결별한다. 준은 결국 예전의 자신이라면 믿을 수 없는 일을 벌이게 되는데..

주인공인 준은 머리에 총을 맞아 뇌가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뇌 이식에 성공해 운 좋게 살아났다. 하지만 그 후 점점 성격은 변화하고 좋아하던 그림마저 포기하며, 예전에 전혀 관심이 없던 피아노에 마음이 간다. 그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을 하는 작가로 알고있다. 다작을 하면서도 작품 하나하나가 꽤 깊이가 있고, 놀라운 반전들이 숨어져 있어 일본 뿐 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변신>에서는 충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이야기가 끝난 후 씁쓸한 마음을 들게 만든다. 내가 뇌를 이식받았다면 그것은 '나'일까? '그'일까? 주인공은 이 물음에서 끝없이 갈등하였고, 자신이 먹혀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예전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을 벌이면서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 얼마나 무력하게 보였을지 상상이 간다. 점점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버텨보지만 지는 게임이란 것을 자신도 잘 알고있다. 이야기는 착잡하게 끝을 맺는다. 한 인간이 실험체가 되어 인생이 뒤바뀌고 다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며 후회하는 모습.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안타까워 할 수 밖에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뇌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다루었다. 작가가 그런 방면에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변신>에서 보여지는 준과 메구미 등의 심리 표현은 복잡하게 꼬인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자주 활용되는 '일지'형식의 글은 이야기의 앞을 나름대로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즉 작가는 자기 혼자만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도 뒤에 나올 이야기들을 생각할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답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 <변신>


<변신>은 영화화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워낙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다보니 자주 영화화 되는 것 같았다. 주연 배우도 블록버스터급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였던 타마키 히로시와 아오이 유우가 나온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두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는 있어보인다. 허나 포스터만 봐서는 남녀 주인공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듯이 보이는 데, <변신>의 주 내용은 그게 아니니 원작의 묘미를 잘 살려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