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천재의 살인방정식<용의자X의 헌신>

JWonder 2010. 1. 30. 18:19


제목 : 용의자X의 헌신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번역 : 양억관
출판사 : 현대문학
초판 1쇄 발행 : 2006. 8. 10
404P
2010. 1. 20(수) 준만이에게 빌림
2010. 1. 28(목) 완독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을 한국에 널리 알린 대표작.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고, 반전 추리소설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사실 <용의자X의 헌신>은 군 시절에 한 번 읽었었다. 자세히 말하면 논산훈련소에서 전경으로 차출된 다음 간 경찰학교에서 읽었을 것이다. 그때도 정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몇 몇 접하고 나서 <용의자X의 헌신>을 다시 한 번 읽고자 빌려보았다.

강렬하게 남은 용의자의 헌신

역시 그의 대표작답다. 어찌도 이리 이야기를 치밀하게 구성해내는가. 한 번 봤던 책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밝혀질 때 나도 모르게 자그마한 탄성을 내질렀다. 기억 속 희미하게 남겨져 있던 것이 머릿 속에서 떠올라 팡 터지는 느낌이었다. 이야기에 몰입해서 보다 보니 '왜?'라는 질문을 잊고 보게된다. 평범해 보이는 수학교사인 이시가미. 그는 무엇때문에 옆집 여자인 야스코에게 이러한 넘치는 희생을 베푸는 가?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는 고개가 쉽게 끄덕이지 않는다. 또 경찰들은 어째서 주요 용의자인 야스코에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런 것에는 다 이유가 있던 것이다. 야스코는 이시가미에게 삶의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수학자다. 순수 학문인 수학을 순수하게 풀어나가기만 한다. 그가 사랑에 대해 대하는 방식도 역시 수학자답다. 오직 순수하게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순수하게 그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치밀하고도 놀라운, 하지만

이시가미는 경찰의 조사를 막아내기 위해,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수사방향이 야스코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위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빛나는 장치들을 설치해둔다. 경찰은 그 덫에 걸려 잘못된 수사의 길을 걷고 있고, 오직 대학 동료인 유가와 만이 희미한 진실의 발자취를 쫓는다.

이야기의 절정에서 밝혀지는 트릭들은 무서울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자신의 탐욕이나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는 '헌신'이었기에 안타까움이 더한다. 과연 평범한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그 엄청난 헌신을 할 수 있을까? 오직 그였기에 가능한것이었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다

게이고의 소설은 항상 다른 작품을 기다리게 만들고 읽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보아야 할 다른 책들이 쌓여있음에도 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야 마는 것이다. 아마 이 증상은 우리나라에 출판된 그의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증상이 싫진 않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읽는 순간은 늘 즐겁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