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Review]예언자 (Un Prophete, 2009)

JWonder 2010. 3. 15. 21:46

*스포일러성 글입니다. 영화에 대한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분께서는 읽지 말아주세요


제목 : 예언자
감독 : 자크 오디아르
주연 : 타하 라힘(말리크 役), 닐스 아르스트럽(루치아노 役)
일시 : 2010. 3. 14(일)
장소 : 동대문 굿모닝시티 메가박스
With 다니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 사실 영화관에 도착했을땐 이 영화가 상영중인지도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인 디 에어>가 끌렸지만 전단지에 보이는 각종 영화제 수상글귀와 여자친구와의 내기에서 짐으로써 이 영화를 골랐다. 영화를 고를 땐 몰랐는데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 정도나 되는 긴 영화였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한다

성장하는 환경이 어떨지라도 사람은 성장해 나간다. 특히 19살의 청소년은 그 성장속도가 무섭다.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환경에 맞추어 성장해 나가니까. 주인공 말리크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과거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6년을 선고받고 소년원이 아닌 감옥에 처음 들어오게 된 말리크.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이 감옥에서 그는 처절하게 적응해 나간다.


환경에 적응하기위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감옥 안의 우두머리 밑에서 생활하게된 말리크. 그에겐 매일매일이 성장의 연속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차츰 콜라를 사 마실 수 있게되고, 담배나 대마초를 피울 수 있게 되었으며, 나중에는 VTR까지 감옥에 들여놓는다.

아름답게 완성된 영화

영상미와 이야기, 배우의 연기력이 완벽하게 조화된 영화다. 감옥 내의 일들. 언뜻 보기에는 시시해 보이는 일들이지만 시종일관 분위기를 긴박하고 긴장되게 이끌어 나간다. 감옥 내에 만연해 있는 인종 문제. 이로 인해 두 개의 파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지만 말라크는 이 둘의 사이를 슬기롭게 넘어다니며 자신의 토대를 넓혀나간다. 더군다나 그는 감옥 내에서 문자를 배움으로써 좀 더 지능적인 범죄인(?)을 준비한다.

영화를 다 보고 생각했을때 왜 영화의 제목이 '예언자'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영화 중간에 예언을 하는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 스토리 상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그가 보는 환영이 예언자인지도 모르겠다.

말리크는 감옥 안에서 너무도 당당하고 쉽게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밖에서 자신의 사업을 꾸리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자신의 대부와도 같은 루치아노의 심부름을 하면서 거물들과도 인연을 맺는다. 이제 그는 단순히 명령을 받는 심부름꾼이 아닌 자신만의 세상으로 비상을 준비하는 한 마리의 새였다.


극 후반을 향해 달려갈수록 말리크의 사업은 점점 바빠진다. 마약 공급책을 맡아 한 몫 거머쥐고있고, 감옥에서 만난 형과 일을 잘 배분하고 있다. 또 그는 루치아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획을 꾸민다. 진정한 홀로서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루치아노의 뒷통수를 치는 장면은 참 통쾌했다. 말라크가 자신 나름대로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며 그가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주었다. 겁도 없고 망설임도 없이 일을 진행해 나가는 말라크를 보면서 내 자신이 뿌듯함을 느꼈다. 나도 모르는 새 그와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이 <예언자>라는 영화가 소개글처럼 <대부>와 같은 반열에 오를 자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 <대부>와는 비슷한 이야기이며, 풍기는 분위기가 그러하다. 잘 만든 수작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겠다. 감옥이라는 어쩌면 단조로울 수 있는 곳에서 걸출한 이야기를 뽑아낸 감독 능력이 참 대단하다.

이 영화의 엔딩은 해피엔딩이다. 당당하게 교도소를 걸어나오는 말리크의 모습은 나를 나름대로 흐뭇하게 만들었다. 그가 앞으로 어떤 굴곡진 인생길을 걸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 성공이 함께하길 예언해본다.







나의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