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Review] 의형제(2010)

JWonder 2010. 5. 10. 22:15

제목 : 의형제
감독 : 장훈
주연 : 송강호(이한규 役), 강동원(송지원 役)
일시 : 2010. 5. 9(일)




무거운 주제, 조리있게 풀어나가다

사실 한반도에서의 분단상황이 계속되는 한 남북갈등이라는 소재는 계속해서 그러나 복잡하게 다가올 것이다. <의형제>에서도 간첩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택했다. 더군다나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 분위기가 뒤숭숭한 이 시기에 봐서 그런지 더 미묘하고 긴장감있게 다가왔다.

이처럼 남북 분단이 불러온 특수한 소재는 늘 우리 사회에 커다란 관심을 불러온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잊고 있는 '간첩'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고,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얼마 전 황장엽 암살을 지시받고 남파된 간첩이 붙잡힌 것이 머릿속을 스쳤다.

<의형제>는 간첩 이야기이지만 결코 나라 대 나라로 끌고가지 않는다. 특수한 조건에서 만난 이들이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이해하게 되는 사람 대 사람의 이야기다. 간첩이라는 소재를 국한적으로 사용한 것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보는이들의 거부감이 덜할 테니까 말이다.



모델 강동원이 아닌 연기자 강동원을 보다

강동원 이 남자 볼수록 매력이다. 외모를 떠나서 연기도 수준급이다. 얼굴도 고와서 흔히 생각하길 연기 대충대충 할 것 같은데 잘못 짚었다. 누추한 옷을 입고 공장판을 돌아다니는 그는 이미 강동원이 아닌 '송지원' 그 자체였다. 사진 속 모습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아빠 벨트를 차고도 당당한 모습을. 물론 아빠 벨트를 찼어도 숨길 수 없는 포스는 여전하다.

강동원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북에 남겨두고 온 가족을 걱정하고 조국과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송지원'의 모습은 보고 있는 나에게도 그 아픔이 전해져 왔다. 모든 여성들은 물론이고 남성들마저 반하게 만든 그 눈빛이 여전했음은 물론이다.

강동원이라는 카드는 사실 약간의 모험이 될 수도 있었는데 장훈 감독이 그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최근 <전우치>로 흥행한 데 이어 <의형제>까지 450만 명을 넘으면서 명실상부한 흥행배우로 거듭났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이 생겼다. <전우치>때는 김윤식이, <의형제>에는 송강호가 그 벽이다. 사실 이들 두 주연 배우의 파워에 힘입어 얻은 흥행이라고 할 수 있다. 강동원은 이제 자신 혼자만의 힘으로 영화를 흥행시키는 힘을 길러야 한다. 


보는 이를 중독시키는 송강호의 매력 혹은 마력

송강호.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관객몰이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다. <의형제>에서도 왜 송강호가 최고의 흥행배우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보기만 해도 그가 나타내려는 감정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그의 눈빛, 손짓, 말투 하나하나가 내 피부에 와닿아 찌릿한 전기를 안겨준다.

막무가내이지만 가족과 헤어진 고통을 안고 살고, 연민이 깊은 이한규. 돈을 위해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으나 간첩인 송지원을 보고 국정원 요원의 감각이 되살아난다. 역시 타고남은 못 속인다. 송지원을 통해 한 몫 단단히 잡으려는 생각은 그의 진실된 면을 알게 되면서 많이 희미해진다. 급기야는 그를 피붙이처럼 대하게 된다.

이런 감정의 굴곡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무덤덤하면서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송강호만의 마력이다. 송지원이 아닌 배우 송강호가 옆에 있었어도 간첩은 동화되었을 것 같다.

이야기는 약간 급하게 마무리된다. 절정 부분의 추격신은 식상함마저도 든다. 두 시간이라는 짧은 틀 속에 많은 것을 집어넣으려는 것이 애초에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내용은 좋은 게 좋은 것이 되버리고 급 훈훈하게 마무리되어 버린다. 그래도 간만에 잘 만든 한국 영화가 나왔다. 집중해서 볼 수록 더 많은 매력과 볼거리를 찾게 될 것이다.
















나의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