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story] 전후 소련의 인간애 실종,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Moscow Does Not Believe in Tears, 1979 )

JWonder 2012. 10. 23. 20:37

 ※아래 내용에 영화 내용이 언급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은 스킵해주세요:)

제목 :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감독 : 블라디미르 멘쇼프
주연 : 베라 알렌토바(카테리나 役), 이리나 무라료바(류드미라 役), 알렉세이 바탈로프(게오르기 役)
일시 : 2012. 10. 22(월)

세 명의 시골 아가씨가 청춘의 꿈을 걸고 모스크바에 상경하여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려는 그녀들의 하루하루는 자본주의의 여성과 다를 것이 없다. 여주인공 카테리나는 전문학교의 자격시험에 실패, 내년엔 합격하려고 노력하는 모범적 여공이다. 대학교수인 큰 아버지가 바캉스간 사이 큰 집을 지키게 된 그녀는 단짝인 류드미라와 안토니라 두사람과 함께 상류사회의 아가씨들을 행사하며 파티를 연다. 이 날 카테리나는 TV 카메라 맨 루돌프를 만나 사랑에 빠져 육체 교섭을 갖고, 대학 교수의 딸로 알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는 어느 날 우수한 여공을 취재하러 공장을 찾다가 그 우수한 여공은 다름 아닌 카테리나임을 알고는 실망하고 그의 어머니가 나타나 자기 아들은 엘리트 딸과 결혼해야한다고 큰 소리친다. 카테리나는 이때 임신하고 있었지만 그 남자와는 깨끗이 헤어진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미혼모는 공장장으로 승진한다. 그녀는 처자있는 남자와 정당히 바람도 피우나 옛날 자기를 버린 여자의 출세을 알고 다시 접근하여는 치사한 남자의 속셈을 알고 그녀는 단호히 고개를 돌린다. 그녀는 다시 기차칸에서 사귄 중년 숙년 기계공 고샤를 만나 그의 기묘한 매력에 사로잡혀 사랑에 빠지는데, 루돌프가 나타나 그녀의 높은 신분을 알게 된 고샤는 그만 그녀의 곁을 떠난다. 하지만 옛 친구의 남편에게 이끌려 돌아온 고샤와 카테리나는 감격적인 화해를 이룬다.

 

 

로맨틱한 포스터와는 전혀 다른 영화

포스터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오랫 동안 떨어져 있던 연인과의 극적인 재회이지만 영화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58년으로 2차세계 대전 후의 소련입니다. 모스크바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장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모스크바 상류층의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 세 명의 아가씨들을 내세워서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주인공인 카테리나는 비록 적극적으로 상류층을 향한 열망을 내보이진 않지만 가슴 속에는 역시나 그 꿈을 품고 있습니다.

멋진 집에 사는 친척이 카테리나에게 집을 맡기고 비운 사이 카테리나와 친구는 과학자, 운동선수, 시인 등 소위 말하는 상류층 남자들을 초대해 파티를 벌이고 거기에서 TV 카메라맨과 사랑에 빠집니다. 카테리나는 결국 임신을 하게 됩니다. 마치 50년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일어날 법한 흔한 일입니다. 이런 일이 50년대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 있는 러시아에서도 일어났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이야기는 과감하게 흘러가 20년 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싱글맘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주인공 카테리나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사회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사람을 찾지 못해 여전히 쓸쓸해 합니다. 공장의 기계처럼 돌아가는 하루하루의 일상일 뿐입니다. 우연히 만나는 고샤는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가 됩니다만 그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가지 유형의 여성들을 보여주면서 당시 소련에 만연한 인간애의 실종을 심각하지 않게 보여주었고, 세 아가씨들의 일대기를 보여주어 인생의 진정한 목표는 자신의 반쪽을 찾는 것임을 말해줍니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이 말은 모스크바에는 인간애가 실종되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눈물로는 모스크바에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오로지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생존 수단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 2시간 30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었지만 영화 자체에 흡수되어 마치 내 자신이 그 시대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19981년 아카데미 작품상(혹은 외국어영화상, 확실하지가 않네요)을 수상하였습니다. 지금의 러시아와는 다른, 소련의 시대상을 보고 싶다면 꼭 보실만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보다 주인공 딸이 너무나 예뻐서 보기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