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story] 조국은 널 잊지 않는다, 챈스 일병의 귀환(Taking Chance,2009)

JWonder 2012. 11. 2. 23:30

  ※아래 내용에 영화 내용이 언급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은 스킵해주세요:)

제목 : 챈스 일병의 귀환(Taking Chance)
감독 : 로스 카츠
주연 : 케빈 베이컨(마이크 스트로블 役)
일시 : 2012. 10. 28(일)

2004년 4월,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의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본국에서 전략분석의 일을 맡고 있던 미 해병대의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은 위험한 전쟁터를 젊은 병사들에 맡긴채 안전한 곳에 남아있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며 일상을 보내던 중, 전사자 명단에서 자신과 출신지가 같은 열아홉살의 챈스 펠프스 일병을 발견하고 그의 유해를 유족이 있는 곳까지 운구하는 임무에 자원한다.
 중령은 이라크에서 수송기 편으로 미국 델라웨어 주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한 챈스 일병의 유해를 인계받아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또 몇 시간을 차로 달려 챈스 일병의 부모가 살고있는 와이오밍 주의 작은 마을까지 가야하는 운구 여정에 나서고, 여정 중에 등장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챈스 일병의 유해를 대하는 모습들이 담담하면서도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미국이 왜 선진국인지, 우리가 무엇을 본받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영화

일단 이 영화의 이름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제가 <챈스 일병의 귀환>이라고 쓴 이유는 순전히 네이버에 이 이름으로 영화가 등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원제는 <Taking Chance>입니다. 이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영화에 나오는 전사자 이름이 '챈스'입니다. 즉 챈스 일병이 전사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말하는 겁니다. 네이버쪽에서도 이렇게 해석해서 '챈스 일병의 귀환'이라고 한글이름을 지어놓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HBO에서 만든 Home Film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그런 영화가 아니죠. 그래서 정해진 이름이 없었을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케빈 베이컨이 연기한 마이크 스트로블은 이 챈스 일병의 시신 운구를 '자원'해서 하게 됩니다. 같은 고향사람이라는 것을 계기로 하게 되죠. 즉 여기서 마이크가 테이킹 할 찬스를 얻는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제목 참 잘 지었네요)

영화의 결론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말 감동적이고 마음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서도 어째서 아직까지도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에 있는지 뼈저리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민 개개인에 깊히 박혀있는 사고가 과연 최강대국 답다는 생각입니다. 영화에서 이 전사자의 시신 운구를 위해 미국 시민들이 어떠한 불편을 감수하고 어떻게 조의를 나타내는지 보시면 정말 감동 받으실 겁니다. 미국인들은 이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이 이 전사자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굉장한 영광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영화의 거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실화라고 하니 미국 전역에 있는 국민들의 사고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영화를 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서해해전이나 천안함 사건, 연평도 도발사건 등을 겪으면서도 거기서 희생된 장병들을 금방 잊고, 부상당한 분들 또한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서해해전에서 부상당하신 분들이 어느 방송에서 나와서 제대로 그들의 공로를 치하받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분들의 대우가 미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전사자의 시체 운구를 위해 비행기 착륙 후 잠시 내리지 말아달라는 기내 방송을 듣는다면 숙연하게 그 전사자를 생각하며 기다릴 수 있을까요?

 

 

총성없는 전쟁영화도 이만큼 재미있다.

전쟁영화하면 떠오르는 것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블랙 호크 다운> 등입니다. 저도 사실적이고 화려한 전투씬이 들어간 영화를 주로 봤는데요. <Taking Chance>를 보고 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도 얼마든지 아니 화려한 전쟁영화 더 깊은 감동과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 이 운반에 자원한 마이크 중령이 인터넷에 쓴 수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면 실제 챈스 일병의 생애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늠름하고 자신감에 찬 20대의 챈스가 시신으로 돌아온 것을 보면서 전쟁이 얼마나 허무하고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일병인 챈스를 위하여 관련된 사람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습니다. 시체는 이라크에서 부터 철저히 부패를 방지하여 미국으로 수송되고, 시체를 정리하는 팀은 비록 관 뚜껑을 닫고 장례를 치름에도 불구하고 작은 옷매무새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시체에 제복을 입혀놓습니다. 운구 담당자는 계급 여하에 상관없이 철저한 교육을 받고 전사자에게 최고 예우를 갖춰야 하고요. 도로에선 차들이 전사자를 실은 운구차를 보고 추월을 해가지 않고 긴 행렬을 이루면서 지나갑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대우와 국민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간만에 재밌는 전쟁영화를 찾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기존의 전투만을 강조하는 전쟁영화가 아니라 죽음을 담담하고 숭고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벌써 난리를 피면서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주인공 역을 맡은 케빈 베이컨의 명품연기를 느끼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2010년 67회 골든글로브에서 TV미니시리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