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story

[Movie story] 이전 007에서의 해방을 꿈꾼다,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JWonder 2012. 11. 12. 00:04

※아래 내용에 영화 내용이 언급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은 스킵해주세요:)

 

제목 : 007 스카이폴
감독 : 샘 멘데스
주연 : 다니엘 크레이그(본드 役), 주디 덴치(M 役), 하비에르 바르뎀(실바 役)
일시 : 2012. 11. 10(토)
장소 : 화정CGV

M의 과거에 얽힌 비밀, 거대한 적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MI6
제임스 본드, 사상 최강의 적과 맞서라!

상관 M의 지시에 따라 현장 요원 이브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제임스 본드는 달리는 열차 위에서 적과 치열한 결투를 벌이다 M의 명령으로 이브가 쏜 총에 맞고 추락하여 실종된다. 이에 임무가 실패로 끝나자 전세계에서 테러단체에 잠입해 임무를 수행 중이던 비밀 요원들의 정보가 분실되고 MI6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M의 과거에 얽힌 비밀로 인해 미스터리한 적 ‘실바’에게 공격을 받은 MI6는 붕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M은 책임 추궁을 당하며 퇴출 위기에 놓인다. 이때, 죽음의 고비에서 부활한 제임스 본드가 M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MI6와 M을 구하기 위해 제임스 본드는 비밀스러운 여인 세버린을 통해 ‘실바’를 찾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사상 최강의 적 ‘실바’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시작하게 되는데...

2012년 10월, 사상 최대의 임무가 시작된다!

 

아 차라리 반쪽짜리 영화였더라면

정말 제 심정 그대로를 표현한 한 문장입니다. 차라리 반쪽짜리 영화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한 007시리즈. 처음부터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눈 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긴박하고 몰입도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팝콘을 먹으려고 쳐다볼 수도 없을 정도였어요. 다소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나 여전히 수트의 정석이라고 생각되는 다니엘 크레이그. 어쩜 수트입고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는데도 그런 멋진 아우라가 뿜어져 나올까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관객들을 그대로 이야기 속으로 빨아 들입니다. 기존 007과는 다른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여 007의 이야기를 초반부터 뒤집어 버리게 됩니다.

기존의 007시리즈가 국가와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들과 싸웠다면 <007 스카이폴>에서는 MI6와 그 수장인 M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는 한 인물을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기존 007시리즈와의 단절을 꿈꾸게 됩니다. MI6의 본부가 테러당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본부가 공격당한 후 급하게 옮긴 새로운 MI6는 처칠 시절 때 만들었던 지하 방공호입니다. 기존 최첨단의 시설이 아닌 구시대의 건물에서 MI6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죠.

또한 그간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기발하고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최첨단 무기들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단 하나 나오는 본드의 지문인식 총은 시시콜콜한 부하 악당과의 몸싸움에서 없어집니다. 오로지 권총으로, 또 몸응로 떼우는 전형적인 마초맨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색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흥미진진 하였습니다. 늘 악당에게 한 발 뒤지는 본드와 MI6, 악당의 기발한 계략으로 M과 본드는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과거 과거 그리고 또 과거

영화는 정확히 반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드와 M이 악당에게 고전하는 전반부와 스코틀랜드 본드의 어릴 적 저택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후반부로 말입니다. 위기상황에서 M을 구한 본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악당이 자신과 M을 쫓아오게 만들도록 유인하는 것인데요. 유인을 하면서 기발한 작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군들이 많이 잠복해 있는 장소로 유인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본드 자신이 어릴 적 자란 저택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MI6의 수장을 아무런 호위나 보호없이 그런 곳으로 데려간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쉬운 말로 FBI국장을 일개 개인의 집으로 대피시키는 것인데 이야기가 너무나 빈약하죠.

아마 이 부분은 M을 본드의 과거와 접촉시키면서 그도 인간임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위함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뜬금없이 벌어지는 이 상황에 몰입해서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본드의 저택인 스카이폴 저택에서의 준비는 더욱 가관입니다. 오로지 엽총과 두 자루와 수제 부비트랩으로 함정을 설치한 것이 다입니다.  어디에서도 007영화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습니다.

 

치열한 총격전이 오가면서도 서로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기 보다는 오직 총질 하나에 모든 것을 겁니다. 결국 M은 죽게 되는데 그 전 악당을 처치할때도 철저하게 클래식한 무기인 단도를 던져 죽이게 됩니다. 영화에서 M을 퇴장시키고 클래식함을 과도할 정도로 보여주는 것은 이 영화가 앞으로 나올 007시리즈의 표시판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수장을 받아들이고 그동안 첨단 무기에 의지해 임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단순하고 마초적이며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겠다는 뜻인 듯 싶습니다. 다만 그 이유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정작 <스카이폴>에서는 중간 이후 맥이 탁 풀리는 듯 한 느낌입니다.후반부로 갈수록 박진감이 오히려 떨어졌고 영화가 지루해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카이폴>보다는 그 다음편이 더욱 궁금해지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후속작 2편에 대한 출연을 합의했다고 하니 앞으로 그려나갈 007의 색채가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007시리즈 하면 최첨단 무기들이었는데 이것들이 보이질 않는다면 조금은 아쉬울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