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억압된 여성의 뒤틀린 분출,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JWonder 2021. 1. 18. 15:58

제목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저자 : 양귀자
출판사 : 쓰다
발행 : 2019. 4. 20(초판 1992년 作)
2021. 01. 17(일) 완독

이 소설은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의미있는 소설입니다.
인연이 깊은 소설이나 제대로 읽어본적은 없었습니다.
우연히 문고를 들어가다 구경하는데 눈에 들어와 홀린듯 구매하였습니다.

 

90년대 여성의 권리를 끌어 올리기위한 파격적인 소설

'파격적이다'
이 단어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도 일찍이 논란이 되었던 것을 이 책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극단적 페미니즘에 심취한 주인공이 스스로를 초월적인 존재로 칭하며
이 세상의 남자들에게 벌을 내리겠다는 생각은 황망하지만 표현할 길 없는 억압을
대변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선사하는 어마어마한 몰입감

어느 소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책을 들고 페이지를 펼쳤을 때
순간 확 집중이 되는 책이 있는 반면, 한 장을 넘기기가 매우 고통스러운 책이 있습니다.
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은>은 바로 전자입니다.

주인공인 강민주는 여성상담신고센터에서 신세를 한탄하는 여자들을 가여워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분노를 보입니다.

이 세상은 야만적인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조작되어왔고
이러한 불공평을 해결하고 여성에게 자유를 선사할 신의 대리인인 본인이
남자들에게 벌을 내리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바로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를 납치하면서 말입니다.

결국 그녀 본인도 세상의 일부분일 뿐

어렵게 납치한 배우를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하면서
그녀는 세상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완벽하다고 느끼는 남자를 납치함으로써
그의 구린 일이나 뒷이야기가 세상에 밝혀지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강민주 자신이 모든 남자는 악의 축일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는 끝까지 순수했고 올곧았으며 자신의 처지에 있어서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점점 배우 백승하에게 마음이 끌리게 됩니다.
처음엔 남자들에 대한 성전으로 시작했으나 세상의 순리대로 여성으로서의 본능이
마치 스펀지처럼 그녀 안에 빨려들어갔습니다.

그와 함께 연극을 준비하게 되고 연극의 상연일이 다가오자
처음 느끼는 감정마저 느끼게 된 그녀는 자신이 가장 경멸했던 처녀성을 나타내는
새하얀 옷과 구두를 준비하며 더없는 흥분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끝은 예상할 수 있는 비극이었습니다.

90년대에 이렇게 파격적인 소설이 있었나 하고 찾아보니
역시나 당시에도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라고 합니다.
여성에 대한 연민과 사회를 향한 변화의 요구를 충격적인 스토리를 통해 풀어나갔습니다.

이 소설은 페미니스트라도, 또 페미니스가 아닌 누구라도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주인공 강민주에게 이입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